시간이 펑펑 남는 월요일,
백양로를 오르다 우연히 '연결과 소통 그리고 창조'라는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상남경영원에서 하는 강의더군요.
넘쳐나는 잉여로움을 극복할 수 없어 바로 달려가보았습니다.
3시부터 6시까지 김진우 교수님 주최, 배성주 교수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오! 정말 괜찮았습니다. 잠시 HCI 개별 숙제를 하러 와이섹에 들어갔더니 거기에도 홍보가 되어있더군요. 같이 수업듣는 사람을 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연사는 2분으로, NUS의 한정필 교수님과 상상공장의 류재현 대표님이 와주셨습니다. 두분 다 시간을 조금 넘겼지만 집중력이 어마어마한 훌륭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강의 중간중간에 교수님들이 서로 날카로운 질문을 나누시는 걸 보고 대학원과 교수 사회는 저런 분위기구나.. 하는걸 언뜻 엿볼 수도 있는 ㅋㅋ
암튼, 먼저 시작한 류재현 감독님의 발표는 창의군중과 창의의 재사용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있는 world DJ festival을 운영하고 계신 감독님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창의군중이라는 신인류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서로 배우고 나누고 성장하며 전문가보다도 더 전문적인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판세가 달라질 것으로 예측하시더군요. 간단하게 말해서 창의군중은 유명 다음까페나 디씨와 같은 대규모 인터넷 커뮤니티에 상시 존재하는 잉여들을 의미합니다.. ㅋㅋ 사실 그 잉여들이 대중문화에 미치는 파급력은 어마어마함.. 황우석 사태, 인터넷 어투 모두 다 그들로부터 나온..
창의의 재사용의 경우는 같은 사물이라도 다르게 인식하고 활용함으로써 기존 가치의 몇 배에 달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주도의 문짝을 10만원에 사서 옻칠 장인에게 딱 맡겼더니..
몇백만원짜리 TV장이 나오는... 그런거죠.
그리고 두번째 연사인 한정필 교수님은 open source software의 성공특징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filezila나 vlc와 같은, 전세계 개발자들이 모여서 만드는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왜 어떤 프로젝트는 실패하지만 어떤 것들은 성공하는가. 그에 대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1) 프로젝트 리더는 먼저 허접하게라도 프로젝트를 만들어놓고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2) 핵심 개발자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고 원만한 관계를 맺고 3) 그 개발자들이 유저들과 지속적으로 끈끈한 소통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인맥이나 리더에의 의존성은 모듈화된 개발이라는 oss의 특성 탓에 별 의미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재미있는 연구결과였습니다.
별 기대없이 갔던 강연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특히 얼마전 퍼실리테이션 과정을 들으면서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류재현 감독님의 강의는 리더란 '놓아주고 믿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인사이트를 주셨습니다. 또 한정필 교수님은 open innovation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또 oss가 어떻게 운영되고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일하게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주셨습니다.
다음 11월 30일 오전에 또 강연이 있다고 하는데 꼭 참석해야겠네용!